2026-09-09 · 한국변호사의 법률 팁 KOR·ENG
한국 여행 중 성추행·성폭력 피해를 입으셨다면 — 신고와 대처, 단계별 안내
여행 계획에 이런 페이지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귀국 항공편을 며칠 앞둔 채 몹시 흔들린 상태로 "외국인이라 어차피 아무것도 안 될 것"이라고 믿고 계신 여행자들의 상담을 받아 왔습니다. 그 믿음은 사실이 아니고, 바로 그 믿음이 이런 일들을 그냥 지나가게 만듭니다. 한국을 여행하시는 중에 성추행이나 성폭력 피해를 입으셨다면, 이 나라에 사는 누구와도 같은 법의 보호를 받으십니다. 이 글은 여행자를 위한 법률 팁 시리즈의 1편으로,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정리한 안내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외국인 의뢰인 사건을 영어로 다루는 변호사 이재원이고, 이 글의 어떤 내용도 특정 사건의 사실관계에서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어디에 연락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 사람이 있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십시오. 그다음은 세 개의 번호입니다. 112는 경찰 긴급신고 번호이고, 외국인 신고자를 위한 통역 연결이 가능합니다. 1330은 24시간 운영되는 관광통역안내전화로 여러 언어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경황이 없을 때 소통의 다리가 되어 줍니다. 1366은 여성긴급전화입니다. 이 세 번호는 일이 생긴 뒤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미리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무엇을 보전해 두어야 할까요
증거는 처음 며칠 사이에 가장 빨리 사라집니다. 사건과 관련된 메시지·사진·영수증을 전부 보관하시고, 기억이 선명할 때 시간과 정확한 장소, 목격자의 연락처를 적어 두십시오. 술집·호텔·상점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정중하되 지체 없이 그 업소에 CCTV 영상의 보존을 요청하시고 요청한 사실도 기록해 두십시오. 영상은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덮어쓰기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신체적 피해를 입으신 경우에는 입고 계셨던 옷을 세탁하지 마시고, 가능하다면 씻기 전에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읽기 힘든 당부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결과를 좌우하는 대목입니다.
진료와 증거채취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한국에는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통합지원센터가 법률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고, 흔히 해바라기센터라고 부릅니다(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주요 병원에 설치되어 진료·상담·증거채취·수사 지원을 한곳에서 제공하며, 통역 연결도 가능합니다. 가까운 센터를 모르시겠다면 1330이나 1366에서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경찰 진술을 한국어로 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진술 시 통역인을 요청하실 수 있고, 일상 한국어가 가능한 분이라도 요청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진술은 한국어 조서로 기록되고, 서명하는 순간 그 문서가 나의 진술이 됩니다. 통역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읽게 하시고, 말씀하신 취지와 다른 문장은 서명 전에 정정을 요구하십시오.
며칠 뒤에 출국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여행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고,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답이기도 합니다. 출국은 사건의 끝이 아닙니다. 가능하다면 출국 전에 신고를 마치십시오 — 증거가 생생할 때 한국에서 하는 신고가 귀국 후 해외에서 하는 신고보다 훨씬 힘이 셉니다. 그 뒤에는 한국 변호사에게 위임하여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대응을 이어 가실 수 있습니다. 수사는 피해자가 한국에 남아 있어야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추가 진술도 출국 사정을 고려한 방식으로 조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을 실제로 약하게 만드는 것은 귀국 항공편이 아니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흘려보낸 며칠입니다.
끝으로 한 가지
피해자로서 범죄를 신고하는 것이 여행자의 체류에 문제를 만들지 않고, 방문자라는 이유로 진술의 무게가 가벼워지지도 않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셨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며, 이미 짐을 싸 두셨더라도 신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조예 | 변호사 이재원 상담 안내: www.joyelaws.com / 영상으로 보기: 유튜브 lawyer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