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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 한국변호사의 법률 팁 KOR·ENG

한국 상표등록, 외국 기업이 알아야 할 것들 — 선출원주의와 절차 안내

한국 상표등록, 외국 기업이 알아야 할 것들 — 선출원주의와 절차 안내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외국 기업에게, 상표등록은 거의 모든 일보다 먼저 와야 하는 한 가지 법적 절차입니다. 유통 계약보다, 팝업스토어보다, 때로는 시장조사 출장보다도 먼저입니다. 이유는 많은 외국 기업을 놀라게 하는 한국법의 특징 하나에 있습니다. 한국은 선출원주의 국가라는 점입니다.

서울에서 변호사이자 변리사로 일하는 이재원입니다. 외국 기업의 한국 내 브랜드 보호 자문이 제 업무의 큰 부분이고, 이 글은 한국 상표등록에 관해 가장 자주 받는 질문들에 대한 안내입니다.

상표등록이 왜 시장 진입보다 먼저일까요

상표법 제35조에 따라, 같은 상품이나 유사한 상품에 쓰이는 같거나 유사한 상표에 대해 둘 이상의 출원이 있으면 먼저 출원한 사람만 등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준은 출원일이지, 시장에서 누가 먼저 그 브랜드를 썼는지, 국제적으로 누가 더 유명한지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상표를 사용하고 있지 않아도 출원할 수 있고, 거꾸로 해외에서 여러 해 사용했다는 사실이 한국에서 자동으로 우선권을 만들어 주지도 않습니다.

실무에서 반복해서 보는 패턴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고, 한국 소비자가 SNS와 리셀러를 통해 먼저 발견하고, 정작 그 회사가 출원하려 할 때쯤에는 누군가 — 유통사, 예전 사업 파트너, 혹은 전문 선점꾼 — 가 이미 출원을 마쳐 둔 경우입니다. 그 시점부터의 논의는 등록이 아니라 회복의 문제가 되고, 회복은 더 느리고 훨씬 비쌉니다.

알아 둘 만한 비교적 최근의 변화도 있습니다. 현행법은 먼저 출원한 사람 또는 등록권자의 동의를 받으면 나중에 출원한 사람도 등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다만 상표와 상품이 모두 동일한 경우는 제외됩니다(제35조 제6항). 이른바 동의서 제도로 예전에는 없던 협상 경로가 생긴 것이지만, 전적으로 상대방의 협조에 달려 있습니다. 일찍 출원하는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싸다는 결론은 그대로입니다.

외국 기업이 한국 관청에 직접 출원할 수 있을까요

한국의 상표 업무는 국가 지식재산 관청이 담당합니다. 수십 년간 KIPO(특허청)라는 이름으로 국제적으로 알려져 왔고, 최근 지식재산처(MOIP)로 승격·개편되었습니다. 실무에서는 두 이름이 함께 쓰이고 있으며, 출원 시스템 자체는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회사가 한국에 주소나 영업소를 두고 있지 않다면, 상표법 제6조에 따라 관청에 대한 절차는 국내에 주소를 둔 상표관리인 — 실무상 한국 변호사나 변리사 — 을 통해서 밟아야 합니다. 건너뛸 수 있는 형식 요건이 아니고, 외국 출원인의 출원과 관청 통지는 이 국내 대리인을 통해 오갑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길은 크게 둘입니다. 첫째는 한국 관청에 직접 내는 국내 출원입니다. 둘째는 한국을 지정국으로 하는 마드리드 의정서 국제등록으로, 상표법이 별도의 장(제167조 이하)에서 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마드리드 경로는 여러 나라를 한 번에 묶는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편리하지만, 거절이유 통지에는 결국 한국 대리인을 통해 대응해야 하고, 한국 심사 실무에 맞춰 조정하기에는 직접 출원이 더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본국에서 최근 6개월 안에 출원한 것이 있다면, 조약우선권을 주장해 한국 출원을 본국 출원일에 낸 것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습니다(제46조).

절차는 어떤 단계로 진행될까요

과정 자체는 다섯 단계입니다. 첫째, 선행조사입니다. 공식 무료 데이터베이스인 키프리스(KIPRIS)에서 기존 등록과 계류 중인 출원을 비용을 쓰기 전에 확인할 수 있고, 영어 화면도 제공됩니다. 둘째, 출원입니다. 상표와 함께 지정상품·서비스를 정해서 내는데, 한국이 쓰는 니스(NICE) 분류에 따라 분류합니다. 이 단계에서 상품 범위를 어떻게 잡는지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어느 류(類)에 출원했는지가 등록으로 실제 보호되는 범위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심사입니다. 심사관은 상표에 식별력이 있는지 — 순전히 기술적인 용어, 흔한 성(姓), 간단한 표장은 제33조에 따라 거절됩니다 — 그리고 선행 상표와 저촉되는지 등 법정 거절이유를 봅니다. 거절이유가 발견되면 통지를 받고 대응할 기회가 주어지며, 상당수의 거절은 의견서나 지정상품 조정으로 극복됩니다.

넷째, 출원공고와 이의신청입니다. 심사를 통과한 출원은 공고되고, 누구든지 출원공고일부터 30일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제60조). 다섯째, 등록입니다. 등록료를 내고 등록되면 상표권은 등록일부터 10년간 존속하고, 10년 단위로 계속 갱신할 수 있습니다(제83조). 제 실무 경험으로는 거절이유도 이의신청도 없는 순조로운 출원이 출원부터 등록까지 대략 1년 안팎이고, 다투는 사건은 더 걸립니다. 상표 일정을 시장 진입 일정 안에 미리 넣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누가 이미 내 브랜드를 한국에 등록해 두었다면 어떻게 할까요

등록이 이야기의 끝은 아닙니다. 공고 후 30일의 이의신청 기간이 있고, 등록 후에는 무효심판과 취소심판이 있습니다. 외국 기업이 가장 자주 쓰는 것은 불사용 취소심판입니다. 등록상표가 정당한 이유 없이 3년 이상 계속 한국에서 사용되지 않았다면 누구든지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19조 제1항 제3호). 앞서 말씀드린 동의서 경로와 합치면, 막힌 브랜드에도 대개 길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어느 길도, 먼저 출원해 두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듭니다.

한국이 회사의 로드맵에 있다면 체크리스트는 짧습니다. 키프리스 조사를 일찍 하고, 진출을 발표하기 전에 출원하고, 본국 출원이 최근이라면 우선권을 주장하고, 지정상품과 분류는 앞으로의 5개월이 아니라 5년을 내다보고 고르십시오.

법률사무소 조예 | 변호사 이재원 상담 안내: www.joyelaws.com / 영상으로 보기: 유튜브 lawyerseoul